중앙일보

성남 국제마피아파, 누구냐 넌 대한민국 조폭사(史) ‘퍼즐 맞추기’

성남 국제마피아파의 정치권 연계설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한창입니다. '성남 국제마피아파? 웬 갑툭튀?'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한데 그들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닙니다. 당신이 한번쯤 들어본 그 때 그 사건 속에 성남 국제마피아파가 있었습니다. 사건들을 되짚으면 대한민국 조폭의 역사가 보입니다.

1970~1990년

모란시장, 그리고 '범죄와의 전쟁'

성남 국제마피아파는 모란시장의 불량배로 시작했다. 전통시장 상인에게 자릿세를 뜯고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1세대 조폭 형태다. 당시 성남에는 국제마피아파(모란시장)와 종합시장파(국제시장)가 있었다.

1990년 10월, 노태우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전국적으로 조폭 수사가 진행됐고, 성남국제마피아파 조직원들도 이때 대거 검거됐다.

1990년대

신도시의 탄생, 2세대 조폭을 낳다

'범죄와의 전쟁'은 2년 만에 끝났다. 그러나 조폭은 다시 자라났다.

1990년대 중반 한국 경제는 호황이었다. 경기도 신도시에는 아파트가 쭉쭉 들어섰다. 실내장식, 세차장, 렌터카 등 이권마다 조폭이 끼었다. 신도시의 경찰력은 인구 증가를 따르지 못했다.

국제마피아파는 성남의 분당 신도시에서 다시 세를 키웠다. 부동산 재개발∙재건축에 관여하는, 이른바 2세대 혼합형 조폭으로 변신했다.

2007년

싸이월드 미니홈피 꾸미는 조폭

"형님, 멋지십니다" "동생들한테 쪽팔리니깐 악플은 참아주세요"

국제마피아파 조직원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글이다. 회식 사진, 용 문신 사진 등을 올리고 서로 댓글도 달았다. '건달의 외로움은 빠순이가 달랜다'는 이름의 다음 카페도 만들었다.

2007년 국제마피아파 61명이 무더기 검거되며 공개된 사실이다. 혐의는 불법 카지노바 운영, 불법 사채업, 길거리 패싸움 등. 이들 중 일부의 변호를 이재명 변호사(현 경기도지사)가 맡았다.

2014년

3세대 '스마트 조폭'

조폭은 3세대로 진화했다. 갈취나 패싸움 대신 회사를 설립해 주가 조작이나 인터넷 도박으로 돈을 벌었다. 그 빙산의 일각이 '마늘밭 100억 사건'이다.

2014년 검찰은 전국적으로 '스마트 조폭' 수사를 벌였다. 이때 성남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 검거됐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400억 이상을 번 혐의다. 그들의 새로운 먹거리는 불법 스포츠토토였다.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 살인 사건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의 고급 리조트에서 한국 남성 임모(당시 26세)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는 프로그래머였다. '고수익 단기 취업'이란 말에 태국에 갔다. 하지만 알고 보니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개발하는 일이었고, 그는 조폭에게 구타당해 숨졌다.

피의자는 성남 국제마피아파 소속 김모(33)씨. 김씨는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2018년 3월 베트남에서 붙잡혔다. 국내 송환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2017년 12월

'샤오미 전도사'의 추락

이모(38) 씨는 성남 출신의 사업가였다. 2012년 그가 세운 코마트레이드는 2014년 '대륙의 실수'라는 샤오미와 국내 총판 계약을 맺어 주목받았다. 코마트레이드는 성남에 여러 차례 기부했고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에게 감사 인사도 받았다.

이씨는 2017년 12월 검찰에 구속됐다. 중국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140억원이 넘는 세금을 포탈한 혐의.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국제마피아파 출신이다.

검찰은 이 사실을 구속 4개월 후인 2018년 4월 18일 발표했다.

2018년 3월

경찰과 조폭, 검은 밀착

2018년 3월 22일 검찰이 성남 현직 경찰을 긴급체포했다. 코마트레이드 대표 이모 씨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일선 경찰서 강력팀장이 그에게 3700만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국제마피아파와 경찰의 유착 의혹은 앞서도 있었다. 2013년 경기경찰청 현직 경찰이 수년 간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에게 돈을 받고 불법 렌터카 영업을 도운 혐의로 구속됐다.

2018년 4월

"조폭이 성남 시장 후보 후원" 보도

6.13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4월 26일. 더불어민주당은 은수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성남 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바로 그 날 저녁, 은 후보가 성남의 한 회사로부터 1년간 개인 운전기사 급여와 차량 유지비를 후원받았다는 TV조선 보도가 나왔다. 지목된 회사는 국제마피아파 출신 이 씨가 운영하는 코마트레이드.

은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검은 돈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은 후보는 성남 시장에 당선됐다.

2018년 7월

"경기도지사, 조폭 연루 의혹" 방송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조폭과 권력' 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은수미 성남시장의 국제마피아파 연루 의혹을 보도했다.

이 지사는 방송 후 "정식으로 검찰 수사를 요구한다"며 "조폭 유착이나 이권개입이 있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은 시장은 "수사를 통해 (저의) 무고함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2018년 7월

청소년 도우미, 몰카 협박…여전히 세 과시

국제마피아파의 범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성 매수 남성들에게 "몰카 동영상을 가족에게 보내겠다" 협박해 1억2000만원을 뜯어낸 혐의, 학교 밖 청소년들을 성남 지역 노래방 '도우미'로 내보낸 혐의 등으로 최근 조직원 43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코마트레이드 이 대표가 지난 2015년 온라인 게임 중 시비가 붙자 국제마피아파 20여 명을 비상소집해 광주까지 '원정 현피'를 간 혐의도 추가됐다.

이들은 세력 확장을 위해 올해 초까지 20대 조직원 19명을 신규 영입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성남 국제마피아파, 누구냐 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