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어쩌다 트럼프,
어쩌나 우리는

트럼프 시대,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설마 하던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9일(한국 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공개적인 인종차별주의자, 히틀러를 닮은 대중선동가, 파도 파도 끝없이 나오는 성 추문의 주인공이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가 된 겁니다. “PC(political correctness ㆍ정치적 올바름, 특정 집단을 차별하는 말이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거부한다”고 공개 선언한 트럼프는 ‘어쩌다’ 대통령이 된 걸까요? 그리고 우리에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Q.트럼프, 대체 어떤 사람인가?

뉴욕의 랜드마크인 트럼프타워 등을 지은 부동산개발업자다.

그는 2004년 NBC방송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견습생)’이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탔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너는 해고야(You’re fired)”라는 독설을 퍼부으며 대중 스타가 됐다. 정치 경력은 짧다. 2000년 개혁당 경선에 출마했다 포기했고, 2012년엔 공화당 경선 때도 출마를 저울질하다 그만뒀다. 이번이 첫 번째 선거인 셈이다. 관련 기사 보기

Q.그의 당선을 왜 ‘이변’이라고 부르나?

힐러리에 비하면 트럼프는 ‘정치판의 초짜’였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인권 변호사→주지사 부인→영부인→상원의원→국무장관이라는 화려한 정치 경력을 자랑했다. 반면 트럼프는 정치 경력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여성·무슬림 비하 발언을 일삼아 주류 언론의 지탄을 받았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조차 대놓고 그를 지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실제 투표 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 대부분 사람들이 그의 승리를 예상하지 못 했다. 관련 기사 보기

Q.트럼프의 승리 비결은 뭔가?

엘리트 정치권에 대한 미국 '보통 사람들'의 반감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워싱턴 정가를 ‘잘나가는 기득권 엘리트, 그들만의 리그’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무역 장벽을 걷어낸 결과 소득은 양극화됐고 사회는 더 불평등해졌다고 믿었다. 힐러리는 이 같은 ‘기득권 엘리트’를 대표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 대선 결과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와 궤를 같이한다고 말한다. 엘리트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 세계적인 흐름이란 얘기다. 관련 기사 보기

Q.주한미군을 철수시킬 거라는데?

당장 주한미군 철수까지는 안 가더라도
한·미 동맹에 적잖은 파고가 예상된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중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으면 미군이 철수할 수 있다는 말도 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 “우리가 받는 (미군)주둔 비용은 껌 값”이라며 “왜 (비용을) 100% 부담하면 안 되는가”라고 말했다. 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 갈등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대북 정책의 불확실성이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트럼프에게 대북 정책은 우선 순위가 아니다. 한국 외교안보 정책은 당분간 표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보기

Q. 주식 시장이 폭락했다는데?

금융시장은 10일 일단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적 악재인 건 맞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재협상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한국은 338억5000만 달러의 대(對)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한·미 FTA 발효(2012년) 이후 증가세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FTA 수정돼 관세가 오르는 등 전방위 통상 압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가 공약을 그대로 실행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있다. 관련 기사 보기

Q.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트럼프와 전화통화를 하고 공고한 동맹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일본의 발빠른 행보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17일 트럼프와 첫 회담을 갖기로 약속했다. 19~20일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뉴욕에 들러 트럼프를 만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APEC에 불참한다. 관련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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