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그들이 돌아왔다

'폐족'이라 불렸던 이들의 역습

그들이 돌아왔다. 100만 촛불 앞에 몸을 낮췄던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농단의 주인공 최순실, 그리고 박 대통령을 따르는 소위 '진박' 인사들이다. 이들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정치적 '폐족(廢族)'이 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최순실은 각각 헌법재판소 답변과 법정 진술 때 이전에 했던 말을 뒤집고 "죄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월 1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승리한 '진박'은 다시 당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과 맞섰던 '비박' 의원 35명은 결국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역사는 '거리의 승리'와 '정치적 승리'는 다르다고 말한다. 1968년 프랑스가 그랬고 87년 한국이 그랬다. 프랑스의 '68 시민혁명'은 집권 여당의 총선·대선 독식으로 끝났다. 한국이 '87년 대항쟁'으로 이룬 대통령 직선제 개헌의 첫 과실도 이듬해 여당 후보(노태우 전 대통령)가 차지했다. 2016년 한국의 역사는 '촛불 민심'과 '다시 돌아온 이들' 가운데 누구를 승자로 기록할까. '다시 돌아온 이들'의 면면과 그들의 어제·오늘을 비교했다.

세 번이나 사과해 놓고
사실이 아니라는 박근혜 대통령

  • 10월 25일 - 1차 대국민 담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 11월 4일 - 2차 대국민 담화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 앞으로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다.”

  • 12월 19일 -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 중

    “최순실 국정 관여는 사실 아니고 입증된 바 없다. 최씨는 ‘키친캐비닛(Kitchen Cabinetㆍ주방 내각)이다.”

죽을 죄 지었다더니
할 말은 하겠다는 최순실

  • 10월 31일 - 검찰 출석하며

    "죽을 죄를 지었다.”

  • 12월 20일 - 첫 재판을 위해 법정에서

    “어떤 벌이든 받겠다 했지만 이젠 정확히 답할 것.”

최순실 모르고
박 대통령 존경한다는 우병우

  • 11월 6일 - 가족회사 ‘정강’ 자금 횡령ㆍ배임 관련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하며

    “검찰에서 성실히 답하겠다. 자, 들어가겠다.”

  • 12월 22일 -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5차 국정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기에 존경한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존경한다. 최순실은 전혀 알지 못한다.”

손에 장 안 지지고
당 대표 물러난 이정현

  • 11월 30일 - 새누리당 의원총회 후

    “탄핵을 이끌어내서 관철시키면 내가 장을 지진다.

  • 12월 8일 -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당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문제를 다루면서 명확하지 않은 사실을 탄핵 사유로 넣었다.”

  • 12월 16일 -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계 당선되자 사퇴하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정우택 원내대표 체제가 출범한 만큼 모든 체제를 정 원내대표 체제로 바꾸겠다.”

더이상 친박 대표가 아니라는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 11월 29일 - 서청원 의원 등 친박계 중진 오찬 회동 직후

    “박 대통령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건의하자.”

  • 12월 16일 - 원내대표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더이상 친박 대표 아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사퇴한다더니 위증 교사 의혹 불거지자 말 바꾼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사퇴한다더니 위증 교사 의혹 불거지자 말 바꾼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 12월 14일 -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3차국정조사에서

    “오늘부터 간사직에서 내려오겠다. 향후 특조위 활동에 대해선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다시 말씀드리겠다.”

  • 12월 22일 -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5차 국정조사에서

    “간사직 사임하지 않겠다. 지도부의 신임을 받았다. 지금 사임하면 위증 교사 의혹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 11월 23일 -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07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 들어갔는데 그때도 (최순실) 존재를 몰랐다.”

  • 12월 7일 -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2차 국정조사에서

    “최순실을 모른다는 것은 아는 사이 지인이 아니라는 그런 뜻이다.”

끝까지 친박의 울타리 되겠다는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 10월 31일 - 국회의장 주재 여야 중진의원 만찬 자리에서

    “이정현 대표에게 물러나라는 건 전쟁하자는 것이다. 전쟁하자.”

  • 12월 14일 - 친박계 계파모임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보수를 무너뜨리고 배신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정리될 때까지 내가 여러분의 울타리가 되겠다.”

탄핵 찬성하는 건 패륜이라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 12월 9일 -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기권하며

    “박 대통령은 20년 동안 단 돈 1원도 챙긴 적 없는 지도자다. 탄핵은 인간적으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 12월 12일 - 탄핵소추안 가결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 중

    “정치인이자 인간으로서 신뢰를 탄핵으로 되갚은 이들의 패륜은 반드시 훗날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좌파가 든 촛불, 바람 불면 꺼진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 11월 17일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순실 특검법 통과 직전

    “이 법안이 통과되면 촛불에 밀려 원칙을 저버린 오욕의 역사로 남을 거다. 촛불은 촛불일 뿐 결국 바람 불면 꺼지게 돼있다.”

  • 12월 17일 - 박사모 주최 집회에 참가해서

    “탄핵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고 헌법재판소에서 반드시 기각될 것. 좌파들인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대통령을 버렸다고 선동하는데 그럼 여기 있는 우리 애국 시민은 뭐란 말입니까.”